오늘 아침, 빗소리에 잠에서 깼다. 뿌연 창밖 풍경과 축축한 공기가 우산을 들게 할 법했지만, 귀찮음에 그저 목줄을 잡고 강아지 몽실이와 함께 집을 나섰다. 빗방울이 머리와 어깨를 적시는 느낌이 의외로 나쁘지 않았다. 몽실이도 비가 익숙한 듯 풀밭으로 뛰어들며 꼬리를 흔들었다.
비 오는 날 우산 없이 나가는 일은 흔하지 않다. 누군가는 걱정하고, 누군가는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타인의 시선도, 감기에 걸릴 걱정도 머릿속에서 밀어내고 비를 맞는 ‘나’에 집중했다.
어릴 적 나는 청개구리 같았다. 모두가 가는 길 대신 지름길을 택했고, 모두가 ‘예’ 할 때‘아니요’를외웠다. 그건 세상의 틀에 갇히고 싶지 않은 자유에 대한 갈망이었다. 남들이 ‘왜 그래?’라고 묻고 비웃어도, 나는 그말속에서나만의 자유를 느꼈다.
오늘 우산을 쓰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합리적 선택이 아닌, 나만의 방식으로 누리는 작은 자유였다.
그런데 빗속을 걷다가 문득 생각했다.
“진정 자유롭다면 행복해야 한다.”
만약 내가 누군가의 강요로, 혹은 내 선택임에도 마음이 불편하고 행복하지 않다면, 그건 진짜 자유가 아닐 것이다. 남들의 시선에 얽매이고, 감기에 걸릴 걱정에 괴로워한다면, 그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
행복하지 않은 자유는 결국 보이지 않는 족쇄에 묶여 있는 것과 같다.
우리는 종종 스스로 자유롭다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사회적 기대나 타인의 시선, 내면의 불안에 얽매여 있을 뿐일지 모른다.
오늘 비 오는 아침 산책은 나에게 자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자유는 결국 ‘행복’과 맞닿아 있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주었다. 앞으로는 어떤 선택 앞에서도 나의 행복을 먼저 묻고, 그 답을 따를 것이다.